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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력 향상을 위한 훈련법

시각화 훈련

by Autumn Kim 2025.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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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화는 한 번의 연습을 통해서도 쉽게 터득할 수 있습니다.

우선 긴장을 풀고 편히 앉습니다. 마치 영화를 보듯 다음 장면을 떠올려 봅니다.

그동안 노력해 온 루트에 드디어 레드포인트로 도전할 때가 되었습니다.

 

크럭스 구간 직전 마지막으로 쉴 수 있는 곳까지 무사히 도달하였습니다. 손을 털고 초크를 묻힙니다. 마음은 편하고 침착합니다. 또한 자신감도 느껴집니다. 

온몸에 힘이 차오르는 것 같은 느낌에 중심을 더욱 다잡게 됩니다. 

이제 크럭스 첫 동작 홀드를 부드럽게 움켜쥡니다. 조그맣고 툭 튀어나온, 손가락 끝으로 걸치는 홀드입니다.

살짝 미소를 지으며 여전히 흐트러짐이 없는 동작으로 오릅니다.

핀치 홀드를 양손으로 모아 잡고 가슴까지 당깁니다. 오른발을 높이 들어 조그만 반달 모양의 플레이크에 올립니다.

무척 중요한 홀드인데 한 번에 꼭 맞게 발을 잘 두었습니다.

벽에 붙은 발을 눌러 손톱 반 크기인 돌기를 오른손으로 옆으로 당겨 일어섭니다.

왼발은 허공에 돌리고 오른발에 체중을 옮겨야 합니다. 

천천히 오른발을 딛고 부드럽게 일어섭니다.

왼손을 위로 뻗으니 손가락 두 개가 포켓이라는 홀드에 딱 맞아 들어갑니다.

왼발을 높이 들어 접시 모양으로 우묵한 곳에 문지르고 딛습니다.

여전히 호흡은 고요하고 안정적입니다. 마지막 런지 동작이 남았습니다.

다음 홀드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런지 동작을 합니다. 다음 홀드에 어렵지 않게 닿았습니다.

눈에 띄지 않는 홀드였습니다. 

마침내 확보 지점에 다다라 자기 확보를 합니다. 

정말 최고의 루트였다는 생각에 뿌듯함으로 가슴이 터질 것만 같습니다.

 

이런 것이 최고 수준 클라이머들이 하는 시각화 훈련입니다.

고난도 클라이밍에 있어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준비 과정입니다.

일부 클라이머들은 루트를 오르기 전에 등반 과정을 마음속에 그려보는 습관과 비슷하지만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위 사례에서 보듯이 시각화하면서 머릿속으로 구체적인 모습을 그려봄으로써 몸을 움직일 때 따라오는 시각, 촉각, 청각 등의 모든 감각을 미리 최대한 느껴봅니다.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해 등반 동작, 자세, 홀드를 쥘 때 느껴지는 느낌까지 생생히 떠올리고 온몸에 익히도록 합니다.

반복하면 기억력이 좋아지고 자신감도 커져 결과적으로 등반의 실력이 향상됩니다.

그러므로 시각화는 암벽화나 초크 백처럼 클라이밍에 있어서 필수 요소입니다.

시각화 없이는 클라이밍을 시작하면 안 될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많은 학술 연구에서 말하듯이, 뇌는 상상과 실제 일어난 일 사이를 매번 뚜렷이 구분하지는 못합니다.

데자뷰가 그 예입니다. 막 떠오른 이미지가 진짜 있었던 일인지, 아니면 생각해 봤거나 꿈속에서 있었던 일인지 분간이 안 될 때가 있습니다. 

따라서 시각화를 반복하면 마치 예전에 여기에 와서 직접 해봤던 것처럼 뇌를 속일 수 있습니다. 

머릿속 이미지를 미래의 청사진처럼 여기면 됩니다. 

그러므로 시각화는 최대한 상세하고 정확한 것이 좋습니다. 

조금이라도 동작을 잘못 떠올린다든지 순서에 애매한 부분이 있다면, 실전에서도 동작  순서가 바뀌거나 추락할 수 있으니 주의합니다.

 

시각화의 유형

 

시각화는 크게 간접 시각화, 직접 시각화 두 유형으로 나뉩니다.

간접시각화는 마치 텔레비전을 보듯이 관찰자 시점으로 자신의 클라이밍 모습을 떠올립니다. 예전의 미숙했던 클라이밍을 떠올리면서 고쳐나갈 때 알맞습니다.

관찰자로서 떠올리기 때문에 영상을 되감기 할 수도 있고, 실수나 추락의 순간을 떠올려도 큰 불편함이 없이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직접 시각화는 등반자의 시점으로 전개됩니다.

마치 실제로 등반을 하는 것처럼 신경계 반응 또한 일어납니다.

온갖 감정들이 직접 경험하는 것처럼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에 클라이밍을 사전에 프로그래밍할 때 알맞습니다.

상세한 이미지를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잠재되어 있던 의식 속에 이미 경험한 클라이밍이라는 속임수를 끼워 넣습니다. 

미래에 하게 될 클라이밍은 간접시각화가 아닌 직접 시각화를 이용해야 합니다.

 

시각화의 활용

 

시각화는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한 효과적인 기법입니다. 

일상에서 부지불식간에 시각화를 자주 사용하는데 예를 들면 동네에서 운전을 한다고 생각해 보았을 때, 그 순간 동네 풍경들과 횡단보도, 방향을 틀어야 할 사거리 등을 자동으로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시각화는 걱정거리에도 사용이 되는데, 나쁜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진짜 일어날 것처럼 상상의 나래가 펼쳐집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화는 즉시 털어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일어날지 말지 알 수 없는 일로 고통받기 때문입니다.

 

클라이머 중에는 앞날의 일을 부정적으로 떠올리는 습관을 지닌 이들이 많습니다.

등반 도중에 추락하거나 실패하는 모습을 시각화하게 되면, 이러한 경우를 뇌에 프로그래밍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감도 떨어뜨립니다.

따라서 직접 시각화로 미래를 상상할 때는 항상 긍정적이고 이상적인 결과만을 시각화해야 합니다.

물론 잘못된 경우의 수를 시각화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위험관리 차원에서 온사이트 클라이밍을 시각화할 때입니다.

그떄는 간접시각화를 사용해야 합니다. 

마치 텔레비전을 보듯이 실제 가능한 추락이나 위험 요소를 그려보면 됩니다.

 

관찰자 관점인 간접 시각화를 사용하면 루트파인딩, 동작 계산, 사고 예방, 실수 복기 등에 도움을 받습니다.

클라이머 관점인 직접 시각화로 클라이밍의 동작을 꾸준히 다듬을 수 있고, 신체 움직임뿐만 아니라 정신 작용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클라이밍의 전 과정을 가상 체험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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